서론
치주질환은 Porphyromonas gingivalis 등과 같은 치주병인균이 생산한 세포 내·외 독소로 인하여 숙주의 방어력이 약화되고 치주조직이 파괴되는 염증성 질환이다[1]. 치주질환은 치아상실의 주된 원인이며 개인의 삶의 질을 감소시키는 대표적 건강문제로 인식되어 왔다[2]. 치주질환의 발생 원인과 예방법이 상당부분 밝혀졌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전 세계에서 가장 흔한 질환 중 하나이다[2]. 또한 2018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에 의하면 치주질환은 최근 5년 동안 우리 국민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 외래질환 가운데 2위를 유지하고 있어[3] 국민건강보험 재정에 상당한 부담을 주고 있다.
최근에 염증성 질환인 치주염과 비감염성 만성질환 간 상호 연관성(two-way relationship)이 점차 밝혀지고 있다. 치주질환은 심혈관계질환이나 관상동맥질환[4] 및 당뇨병 발생에 영향을 미치며[5], 나아가 혈액 내로 치주 병인균의 침입은 전신적 염증 반응을 촉진시켜 류마티스 관절염의 발생을 높이기도 한다[6]. 따라서, 구강보건인력을 포함한 모든 의료인력은 건강한 치주상태는 전신건강을 유지‧증진시키는데 있어 초석 역할을 하고 있음을 인지하여야 한다.
최근 이상지질혈증과 치주건강상태와의 연관성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7]. 이상지질혈증(dyslipidemia)은 총콜레스테롤(total cholesterol)과 저밀도지단백콜레스테롤(low density lipoprotein cholesterol) 및 중성지방(triglyceride)의 농도가 정상보다 상승되었거나, 고밀도지단백콜레스테롤(high density lipoprotein cholesterol)의 농도가 정상보다 감소한 상태를 의미한다[8]. 그 동안 치주질환과 관련되어 있는 혈중 지질의 종류는 연구대상자의 인구학적 특성이나 통제요인에 따라 다양하게 보고되어 왔다. 특히 지질 중에서 고농도의 총콜레스테롤은 당뇨병의 유발 요인일 뿐 아니라 치주질환을 야기하는 위험요인이기도 하다[7]. Griffiths과 Barbour[8]의 연구결과에서는 높은 농도의 저밀도지단백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은 치주질환과 연관성이 있었다. 또한 최근 연구결과에서 고지혈증을 가진 집단의 타액 내에서 치주질환의 마커인 8-OHdG(8-hydroxy-2'-deoxyguanosine)의 증가를 확인하였다[9]. 이외에 연령이나 비만과 같은 요인들을 통제한 후에도 고밀도지단백콜레스테롤에 대한 중성지방의 비율은 치주질환 발생률과 양의 상관관계가 존재하였다[10]. 반대로, 치주질환은 고밀도지단백콜레스테롤의 감소나 저밀도지단백콜레스테롤의 증가와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치주염증은 지질대사를 손상시키는 요인으로 보고되기도 하였다[11]. 이상지질혈증과 치주질환의 유병률이 모두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시점에서[12], 한국인을 대상으로 치주질환 발생에 있어 이상지질혈증의 영향력을 보고한 연구는 매우 소수에 불과하다.
따라서 본 연구는 한국인의 건강상태를 대표할 수 있는 신뢰성이 높은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이용하여 치주건강상태와 이상지질혈증의 연관성을 평가하고, 특히 치주염 발생을 예측할 수 있는 혈중 지질의 종류를 분석하고자 하였다. 이 연구결과는 성인에서 치주질환의 유병률을 감소시키고 치주질환자들의 효과적인 치주건강관리에 있어 의미 있는 정보를 제공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연구방법
1. 연구대상
본 연구는 제6기 2015년 국민건강영양조사(Korea National Health and Nutrition Examination Survey) 원시자료를 이용하여 분석하였다. 2015년 자료는 구강검사 결과가 존재하는 가장 최근 자료이다. 국민건강영양조사는 국민건강증진법 제16조에 근거하여 국민의 건강행태, 식품 및 영양섭취실태 및 만성질환 유병 현황에 관한 법정조사이다[12]. 조사는 건강설문조사와 검진조사 및 영양조사로 구분되며, 건강설문조사와 검진조사는 이동검진센터에서, 영양조사는 직접 대상 가구를 방문하여 실시되었다. 국민건강영양조사의 표본추출방법은 조사구와 가구를 1, 2차 추출단위로 하는 2단계 층화집락 표본추출방법을 적용하였고, 제6기는 192개 조사구가 추출되었다. 표본 조사구 내에서 양로원 등을 제외한 가구 중 20개 표본가구가 선정되었고, 표본가구 내에서 적정 요건을 만족하는 만1세 이상의 모든 가구원을 조사대상자로 선정되었다. 본 연구는 2015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7,380명 중에서 연령이 만 30세 이상 80세 이하이고, 건강설문조사와 검진조사(혈액 검사와 구강검사)를 완료한 3,992명(54.1%)을 연구대상자로 선정하였다. 만 30세 이상은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 치주병 치료가 필요한 치주질환 유병률이 10% 이상에 해당하는 집단이다[12]. 본 연구는 00대학교 생명윤리심의위원회의 면제 승인을 받았다(IRB NO. 1044396-201912-HR-218-01).
2. 연구도구
본 연구는 연구대상자의 건강설문조사(사회‧인구학적 특성과 건강행동)와 혈액검사 및 구강검사 결과를 이용하였다. 사회‧인구학적 특성은 성별, 연령, 교육수준 및 개인별 소득수준으로 구성하였다. 건강행동은 일일 칫솔질 횟수, 치간세정도구 이용 여부, 지난 1년 동안 구강검진 수진 여부, 평생 음주 경험 여부 및 평생 흡연 경험 여부를 구성하였다. 칫솔질 횟수는 2회 이하와 3회 이상으로, 치실이나 치간칫솔을 사용할 경우 치간세정 도구 이용자로 재분류하였다. 비만은 체질량지수를 기준으로 저체중(18.5 kg/m2 미만)과 정상(18.5-24.9 kg/m2), 비만(25 kg/m2 이상)으로 재분류하였다[13].
혈액검사 결과는 당화혈색소, 총콜레스테롤, 고밀도지단백콜레스테롤, 저밀도지단백콜레스테롤 및 중성지방의 농도를 이용하였다. 모든 지질의 분석은 COBAS 8000 C702(Roche, Germany)가 이용되었는데, 총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은 enaymatic method로, 2가지 지단백콜레스테롤은 homogeneous enzymatic colorimetric method로 측정되었다[12]. 당화혈색소는 6.5% 이상인 경우 혈당이 높은 군으로 재분류하였다[14]. NCEP-ATP III(National Cholesterol Education Program-adult Treatment Panel III)[15]와 대한진단검사의학회의 기준[16]에 따라 총콜레스테롤은 240 mg/dL 이상, 고밀도지단백콜레스테롤 40 mg/dL 미만, 저밀도지단백콜레스테롤 160 mg/dL 이상, 중성지방 200 mg/dL 이상으로 각각 분류하였다.
치주건강상태는 지역사회 치주지수(Community Periodontal Index, CPI)를 이용하여 11, 16, 17, 26, 27, 31, 36, 37, 46 및 47번 치아를 대상으로 조사되었다. CPI 점수는 건강한 치주조직(CPI cord 0), 탐침시 치은출혈(CPI cord 1), 치석 침착(CPI cord 2), 치주낭 깊이가 4-5 mm(CPI cord 3), 치주낭 깊이가 6 mm이상(CPI cord 4)으로 분류되었다. 본 연구에서는 CPI 3 이상인 자를 치주염 환자로 분류하였다[12,17].
3. 자료분석
자료는 IBM SPSS 프로그램(ver. 25.0; IBM Co., Armonk, NY, USA)을 사용하여 복합표본 분석을 수행하였다. 분석 전 계층에는 분산추정층을, 군집에는 조사구 번호를, 가중치는 설문, 검진조사 가중치를 이용하여 계획파일을 생성하였다. 연구대상자의 사회‧인구학적 특성과 당화혈색소 및 지질 농도에따른 치주염 유병률의 차이를 분석하기 위하여 복합표본 교차분석을 실시하였다. 치주염 발생에 있어서 지질별로 영향력의 강도를 분석하기 위하여 로지스틱 회귀분석을 수행하였다. 로지스틱 회귀분석시 종속변수는 치주염 유병 여부를, 독립변수는 교차분석 결과에서 유의미한 차이를 보인 변수들을 투입하였다. 통계학적 유의성의 평가는 α=0.05를 기준으로 하였다.
연구결과
1. 연구대상자의 사회ㆍ인구학적 특성과 치주염과의 연관성
연구대상자의 사회‧인구학적 특성과 치주염과의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 여성보다 남성에서(40.8%), 만 69세 이하보다 70세 이상인 집단(47.7%)에서 치주염 유병률이 더 높았다(p<0.001). 또한 개인 소득수준이 하위 25% 이상인 집단보다 25% 미만에서(42.3%), 교육수준이 대학교 이상보다 고등학교 이하인 집단(41.8%)에서 치주염 유병률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p<0.001)<Table 1>.
Table 1. Association between socio-demographics characteristics and periodontitis(CPI 3-4) Unit:N(%) |
*by chi-square test |
2. 연구대상자의 건강행동 특성과 치주염과의 연관성
연구대상자의 건강행동 특성과 치주염과의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 일일 칫솔질 횟수가 3회 이상보다 2회 이하인 집단(39.1%), 치간세정도구를 이용하는 집단보다 이용하지 않은 집단(41.4%)에서 치주염 유병률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p<0.001). 또한 지난 1년 동안 치과검진을 실시한 집단보다 실시하지 않은 집단에서(36.7%), 평생 동안 음주 경험이 없거나(45.1%) 흡연 경험이 있는 집단(42.3%)은 그렇지 않은 집단보다 치주염 유병률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p<0.05)<Table 2>.
Table 2. Association between health behaviors characteristics and periodontitis(CPI 3-4) Unit:N(%) |
*by chi-square test |
3. 연구대상자의 전신건강관련 특성과 치주염과의 연관성
연구대상자의 전신건강관련 특성과 치주염과의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 정상인 집단에 비해 비만이거나(42.0%), 당화혈색소가 6.5% 이상인 집단(52.4%)에서 치주염 유병률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p<0.001). 또한 정상인 집단에 비해 총콜레스테롤(41.7%), 고밀도지단백콜레스테롤(45.5%), 저밀도지단백콜레스테롤(41.6%) 및 중성지방(44.9%)의 농도가 비정상인 집단에서 치주염 유병률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p<0.05)<Table 3>.
4. 이상지질혈증과 치주염 간 연관성의 강도
이상지질혈증과 치주염과의 연관성 강도를 분석하기 위하여 다중 로지스틱 회귀분석을 수행한 결과, 치주염과 관련된 요인을 통제한 후에도 혈중 지질 중 중성지방의 농도가 비정상인 집단(≥200 mg/dL)은 정상인 집단에 비해 치주병 위험률이 1.3배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OR: 1.305; p<0.05). 또한 연령이 높아질수록 치주염 위험률은 높았고, 개인 소득수준이 하위 25% 이내이거나 25-50%에 해당하는 집단, 교육수준이 고등학교 이하인 집단, 치간세정 도구를 이용하지 않는 집단, 평생동안 흡연 경험이 있고 비만인 집단(BMI≥25 kg/m2 이상)은 각 대조군에 비해 치주염 위험률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p<0.05)<Table 4>.
총괄 및 고안
최근 이상지질혈증은 열악한 치주건강상태와 연관된 요인으로 부각되고 있다[18]. 이상지질혈증과 치주질환의 유병률이 모두 증가하는 추세이며, 한국인을 대상으로 이 두 요인 간 연관성을 보고한 연구는 매우 소수에 불과하다. 따라서 본 연구는 한국인의 건강상태를 대표할 수 있는 신뢰성이 높은 국민건강영양조사(2015년)를 이용하여 만 30세 이상 성인 총 3,992명을 대상으로 치주염과 이상지질혈증 간의 연관성을 분석하고, 나아가 치주염 발생을 예측할 수 있는 혈중 지질의 종류를 밝히고자 하였다. 이 연구결과는 성인에서 치주질환의 발생을 감소시키고 효과적인 치주치료에 기여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정보를 제공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본 연구의 주된 결과 및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
치주염 유병률은 총콜레스테롤, 고밀도지단백콜레스테롤, 저밀도지단백콜레스테롤 및 중성지방의 농도가 비정상인 집단에서 더 높았다(p<0.05). 그러나, 치주염과 연관된 요인들을 통제한 로지스틱 회귀모형에서는 혈중 지질 중 중성지방의 농도가 200 mg/dL 이상인 집단은 정상(<200 mg/dL)보다 치주염 위험률이 약 1.3배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결과는 선행연구들과 비슷한 경향을 보였다[8,19]. 그동안 선행연구에서 치주염 발생에 기여하는 지질 종류는 다양하게 보고되어 왔는데, Griffiths과 Barbour[8]의 연구결과에서는 높은 농도의 저밀도지단백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은 치주질환과 연관성이 있었다. 또한 일본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고농도의 중성지방(>149 mg/dL)은 치주염의 발생을 추측할 수 있는 잠재적 요인으로 보고하였다[19]. 또 다른 연구에서는 총콜레스테롤과 저밀도지단백콜레스테롤은 임상부착소실량의 증가와, 중성지방의 농도는 치주낭 깊이와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20]. 한국인을 대상으로 연구한 한 등[21]의 연구에서는 고밀도지단백콜레스테롤의 농도가 감소되거나 중성지방의 증가는 치주염과 연관되어 있었고, 특히 과다흡연자에서 감소된 고밀도지단백콜레스테롤과 치주염 발생과의 연관성을 확인하였다. 반면 코호트 연구인 Katz 등[22]의 연구에서 치주낭 깊이는 총콜레스테롤과 저밀도지단백콜레스테롤과 정적인 상관성이 있었지만, 중성지방과의 연관성은 확인하지 못하였다. Golpasand Hagh 등[23]의 연구에서는 고밀도지단백콜레스테롤과 저밀도지단백콜레스테롤의 농도는 치주염증과 연관성의 경향을 보였으나,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수준은 아니었다. 그동안 지질 중에서 중성지방의 과도한 증가는 혈중 IL-8(interleukin-8)과 MCP-1(monocyte chemoattractant protein-1)을 포함한 사이토카인의 증가와 독립적으로 연관되어 있다고 알려져 왔는데, 특히 중성지방이 분해되어 생기는 유리지방산(free fatty acid)의 증가는 여러 염증성 사이토카인을 증가시켜 신체를 염증성 상태로 변화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24]. 지금까지 혈중 지질 농도와 치주염과의 연관성에 대한 기전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Lutfioğlu 등[25]은 혈중에 존재하는 높은 농도의 지질이 치은열구 내 산화스트레스를 증가시키기 때문으로 보고하였다. 또한 지질의 증가는 TNF-α(tumor necrosis factor-α)와 같은 염증성 사이토카인의 과도한 분비를 유발하고, 이러한 과염증상태는 구강 내ㆍ외 염증질환과 관련되어 있다고 제안하기도 하였다[26]. 따라서 선행연구와 본 연구결과를 함께 고려해볼 때, 우리는 비정상적인 고농도의 중성지방은 치주염 발생을 예측할 수 있는 선행요인임을 제안한다. 이에 구강보건인력은 성인에서 최적의 치주건강을 위하여 지질대사 중요성을 인지하여야 하고, 내과계 의료진과의 협진을 통해 혈중 지질의 농도를 주기적으로 모니터링 할 필요가 있다.
이상지질혈증은 그 자체로 특별한 증상을 나타내지 않지만 사망률에 기여하는 심혈관계질환의 대표적인 위험요인이다[15]. 이상지질혈증의 주 위험인자는 고연령, 유전성, 고지질식이, 과체중, 운동부족, 당뇨병 및 고혈압 등이 있다[14]. 이외에도 흡연자에서 중성지방의 농도가 높았고, 비흡연자에서 고밀도지단백콜레스테롤 수준이 높다는 연구결과[27]를 고려할 때 흡연은 지질대사를 방해하는 요인으로 고려할 수 있다. 따라서 치주염 위험요인으로서 이상지질혈증을 제안한 본 연구결과를 고려할 때, 구강보건인력은 이상지질혈증에 대한 관심을 높여 포괄적인 관리(care)를 실천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외에도 본 연구에서는 연령이 높아질수록(OR: 1.035), 개인 소득수준이 하위 25% 이내(OR: 1.508)이거나 25-50%에 해당하는 집단(OR: 1.360), 교육수준이 고등학교 이하인 집단(OR: 1.319), 치간세정 도구를 이용하지 않는 집단(OR: 1.366) 및 체질량지수가 25 kg/m2 이상인 집단(OR: 1.343)은 각 대조군에 비해 치주염 위험률이 더 높게 나타났다(p<0.05). 또한 평생 흡연경험이 없는 집단은 경험이 있는 집단에 비해 치주염 위험률이 더 낮은 것을 확인하였다(OR: 0.589, p<0.001). 본 연구결과와 같이 그동안 많은 선행연구들에서 낮은 사회경제적 위치나 흡연과 같은 잘못된 생활습관은 치주질환의 위험요인으로 보고되어 왔었다[28]. 특히 고연령이나 높은 농도의 당화혈색소, 흡연 등과 같은 요인은 만성질환 발생에 기여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치주질환의 위험요인이기도 하다[2,14]. 따라서 임상현장에서는 구강건강증진에 있어 구강 내 위험요인 뿐 아니라 외적 요인의 영향력에 대해서도 심도 있게 검토되어야 한다. 특히 건강행동 중 치간세정도구의 이용은 치면세균막 제거 효과가 높아 치주질환을 감소시키는데 대표적 요인이지만[29], 여전히 한국인에서 치간세정도구의 이용율은 낮은 편이다[30]. 따라서 구강보건인력은 환자가 최적의 구강건강을 달성할 수 있도록 그들의 구강건강상태에 가장 적절한 세정도구를 권유하고 주기적인 개입이 필요하다. 또한 칫솔질은 치주질환을 예방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요인이지만, 본 회귀모형에서 칫솔질 횟수와 치주염과의 연관성은 확인하지 못하였다. 이 결과에 대해 우리는 치주건강에 있어서 칫솔질의 횟수보다는 치면세균막을 효과적으로 제거하기 위한 방법이 더 중요하다고 해석하였고, 추후 연구에서는 칫솔질 방법을 함께 고려하여 재평가가 있어야 할 것이다.
본 연구는 여러 제한점을 가지고 있다. 첫째, 단면조사연구로서 사용된 변수들 간 인과관계를 밝히기 어렵다는 것이다. 즉, 본 연구결과는 치주염이 혈액 내 지질 농도를 높이는 것인지, 또는 이상지질혈증이 치주염의 위험요인인지를 밝히지 못하였다. 둘째, 로지스틱 회귀모형에서 혈중 지질 중 중성지방의 농도와 치주염 간 연관성을 증명하였지만, 그 연관성은 예상보다 높지 못하였다(OR: 1.305; p<0.05). 우리는 이 결과에 대해 본 연구대상자에서 이상지질혈증의 비율이 전반적으로 낮았기 때문이라고 해석하였다. 특히 본 연구대상자에서 총콜레스테롤이 240 mg/dL 이상인 자의 비율은 약 9.7%, 저밀도지단백콜레스테롤이 160 mg/dL 이상은 8.6%로 다소 낮았다. 또한 이상지질혈증의 유병률은 연령이 증가하면서 높아지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에[14], 추후에는 두 요인 간 연관성에서 연령의 영향을 최소화 수 있는 연구디자인의 적용이 필요하다. 셋째, 본 연구의 주된 목적은 혈중 지질 유형과 치주염 간의 연관성을 증명하기 위한 연구이었기 때문에 치주염 발생에 관여하는 요인들을 포괄적으로 이용하지 못하였다. 특히 최종 로지스틱 회귀모형에서 음주 경험 여부와 치주염과의 연관성은 확인하지 못했으나, 단변량분석 결과에서 우리의 가정과는 반대로 평생 음주 경험이 없었던 집단에서 치주염 유병률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추후 연구에서는 종단연구와 함께 다양한 교란변수들을 고려하여야 하고, 단 문항보다는 다각적이고 심도 있는 평가법의 적용이 필요하다. 이러한 한계점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는 최근 건강문제로 부각되고 있는 질병군인 이상지질혈증이 증가하고 있는 시점에서 한국인의 건강상태를 대표할 수 있는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를 이용하여 치주염의 예측요인으로서 중성지방의 증가를 제안하였다는 의의가 있다.
결론
본 연구는 2015년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이용하여 만 30세 이상 성인 3,992명을 대상으로 이상지질혈증과 치주염 간의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 다음과 같은 결론을 얻었다.
1. 치주염 유병률은 남성, 만 70세 이상, 소득수준이 하위 25% 이내 및 교육수준이 고등학교 이하인 집단에서 각 대조군보다 더 높았다(p<0.001).
2. 치주염 유병률은 일일 칫솔질 횟수가 2회 이하이고 치간세정도구를 이용하지 않았으며, 지난 1년 동안 치과검진을 수행하지 않았고, 평생 동안 음주 경험이 없거나 흡연 경험이 있는 집단에서 더 높았다(p<0.05).
3. 치주염 유병률은 체질량지수가 25 kg/m2 이상, 당화혈색소가 6.5% 이상인 집단에서 더 높았다(p<0.001). 또한 총콜레스테롤, 고밀도지단백콜레스테롤, 저밀도지단백콜레스테롤 및 중성지방의 농도가 비정상인 집단에서 치주염 유병률이 더 높았다(p<0.05).
4. 치주염과 관련된 요인을 통제한 로지스틱 회귀모형에서 혈청 지질 중 중성지방의 증가는 치주염 위험률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p<0.05).
이상의 결과를 통해 이 연구는 이상지질혈증, 특히 고중성지방혈증은 치주염 발생과 연관되어 있음을 확인하였다. 따라서 이상지질혈증의 예방과 관리는 치주건강상태를 향상시킬 수 있음을 제안한다. 이에 구강보건인력은 최적의 구강건강을 위해 지질대사의 중요성을 인지하여야 하고 포괄적인 구강건강중재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여야 한다.